이미지 트레이스

이미지 트레이스Image Trace는 비트맵 이미지를 벡터로 변환하기 위한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의 기능이다. 이 기능은 픽셀 데이터를 분석해서 윤곽선을 베지어 곡선으로 근사한다.1

이미지 트레이스는 기능의 목적상 언제나 정확한 재현을 목표로 하지만 실제로 그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추적된 이미지는 여러 매개변수에 따라 변형되고 세밀한 부분은 언제나 과장되거나 생략된다. 물론 이 결과는 수치에 따라 반복가능하나 여전히 통제가능한 것은 아니다. 계산 과정의 복잡성이 인간의 직관을 넘어서는 한 근사화가 일으키는 디지털 환경의 불규칙한 결과는 항상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된다. 그리고 이미지 트레이스가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원본과의 간극은 디지털 이미지의 새로운 가능성—잠재이미지의 가능성—으로 연결된다.

히토 슈타이얼의 «Strike» (2010)은 간단한 몸짓으로 디지털 무작위성을 보여준다. 전시장 벽에 걸린 LCD 모니터 화면을 망치로 내리치는 20초 남짓의 영상은 디지털 이미지의 표면과 파편화를 암시한다. 이미지와 정치성을 탐구하는 그의 작가적 경향과 함께 이 작품은 주로 디지털 물질성이 드러내는 현대 사회의 권력과 저항에 관련한 담론과 연결된다. 하지만 정치적 맥락에 앞서 작품이 내포한 형식적 암시는 꽤나 강렬하다. 디지털 이미지가 가진 고유한(것처럼 보이는) 특성은 과연 예측가능한 것인가? 우연성이 제거된(것처럼 보이는) 알고리즘의 시대에는 불확실한 것과 어떻게 마주칠 수 있는가?

Strike
Strike (2010), Hito Steyerl

이 방법이 사용된 작업:

  1. 무작위 실루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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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셀을 벡터 이미지로 투사하는 기술은 나름의 긴 역사를 지닌다. 1988년 오토캐드AutoCAD의 내장 기능으로 출시된 캐드 오버레이CAD Overlay와 2001년 오픈소스로 공개된 포트레이스Potrace가 벡터 변환의 대표적 예시이다. 이처럼 레스터 이미지를 벡터화된 도면으로 변환하려는 요구는 오랫동안 존재해왔다. 이미지 트레이스는 1989년 소개된 독립 소프트웨어 어도비 스트림라인Adobe Streamline을 전신으로 한다. 이는 일러스트레이터 CS2에서 라이브 트레이스Live Trace라는 이름으로 통합되었으며, CS6 이후 세부 옵션들의 정비와 이미지 트레이스라는 이름을 얻으며 일러스트레이터의 주요 기능 중 하나가 되었다. 어도비가 독점적 위치를 차지한 오늘날, 이 기능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벡터 변환 방식으로 자리잡았다.